서울 주요 특급 호텔들이 지역 식재료와 전통 조리법을 결합한 '로컬 미식' 메뉴를 앞다퉈 선보이며 다이닝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특급 호텔 레스토랑에서 로컬 식재료를 활용한 코스 요리가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Unsplash
올해 국내 호텔 다이닝 업계의 최대 화두는 단연 '로컬 미식(Local Gastronomy)'이다. 해외 유명 셰프의 레시피를 그대로 재현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전국 각지의 제철 식재료를 활용한 창의적인 메뉴 개발에 집중하는 추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서울 강남의 한 특급 호텔은 최근 제주 흑돼지와 남해 멸치액젓을 활용한 퓨전 코스 메뉴를 출시해 예약 오픈 3분 만에 한 달치가 매진되는 기록을 세웠다. 강원도 횡성 한우와 전남 장흥 표고버섯을 조합한 스테이크 코스도 미식가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다.
MZ세대가 이끄는 '미식 경험' 소비
이 같은 로컬 미식 트렌드의 중심에는 MZ세대 소비자들이 있다.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을 넘어, 식재료의 산지와 생산자의 이야기까지 경험하고자 하는 '스토리텔링 다이닝'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로컬 식재료로 요리하는 호텔 셰프의 모습 /사진=Unsplash
한국호텔업협회에 따르면, 2026년 상반기 호텔 레스토랑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했으며, 이 중 로컬 식재료 기반 메뉴의 매출 비중이 45%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팜 투 테이블(Farm to Table)' 콘셉트의 다이닝 프로그램은 평균 객단가가 15만 원을 넘음에도 예약률 9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한식의 세계화 흐름과 맞물려 이 같은 트렌드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통 장류와 발효 식품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메뉴들이 해외 미식 가이드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으며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배달·포장 시장에도 '프리미엄' 바람
호텔 다이닝의 로컬 미식 트렌드는 외식 시장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도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한정 메뉴를 출시하며 차별화를 꾀하고 있으며, 배달 플랫폼에서도 '프리미엄 로컬 푸드' 카테고리가 신설되는 등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단순한 한 끼가 아닌 '경험'으로서의 식사를 추구하는 시대"라며 "지역 식재료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이를 창의적으로 풀어내는 역량이 외식업의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